시와 감상

동행[서정춘]/너에게[서정춘]

JOOFEM 2007. 10. 13. 20:51

 

 

 

 

동행[서정춘]

 

 

 

 

물돌물 돌물돌

물이 흘러갑니다

 

 

함께 가자

함께 가자

 

 

어린 물이 어르며

어린 돌을 데리고 흘러갑니다

 

 

모래무덤 끝으로

그리움으로

 

 

 

 

 

너에게[서정춘]

-여하시편

 

 

 

 

애인아

우리가 남 모르는 사랑의 죄를 짓고도

새빨간 거짓말로

아름답다 아름답다 노래할 수 있으랴

우리가 오래 전에

똑같은 공중에서 바람이거나

어느 들녘이며 야산 같은 데서도

똑같은 물이고 흙이었을 때

우리 서로 옷 벗은 알몸으로

입 맞추고 몸 부비는 애인 아니었겠느냐

우리가 죄로써 죽은 다음에도

다시 물이며 공기며 흙이 될 수 없다면

우리 여기서부터 빨리 빨리

중천으로 쏘아진 화살로 달아나자

태양에 가려진 눈부신 과녁이

허물없이 우리를 녹여 버릴 테니

 

 

 

 

 

 

 

 

* 물과 돌이 교감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물돌물, 혹은 돌물돌.

  야산에서 서로 옷벗은 알몸으로 내는 소리 같지 않은가.

  하나의 나뭇잎을 희롱했다고 바람을 탓할 수 있으랴.

  넓은 바다에서는 하나될 수 없다고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 여기서 희롱한다 한들 그것이 허물이 될 수 있으랴.

 

  서정춘시인은 문인수시인과 친한가 보다.

  꼭 태진아와 송대관 같은 허물없는 사이다.

  문시인이 히트곡을 냈으니 서시인도 히트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