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동침(同寢) [박목월]
JOOFEM
2008. 7. 21. 23:30
동침(同寢) [박목월]
너를 보듬어 안고
구김살 없는 잠자리에서
몸을 섞고
너를 보듬어 안고
안개로 둘린
푸짐한 잠자리에
산머리여
너를 보듬어 안고
흥건하게
적셔 적셔 흐르는 강물 줄기에
해도 달도 태어나고
동도 서도 없는
잠자리에
너를 보듬어 안고
적셔 적셔 흐르는 강물 줄기여
너에게로
돌아간다.
*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대성리 새터 강가에는
휘돌아 흐르는 강줄기가 산자락과 밤새 동침했다.
졸린 눈으로 일어나 아침을 지으며
엠티의 마지막을 장식할 때
밤새 보듬어 안았던 소중한 추억을 지우지 않으려고
바둥거렸던 것 같다.
세월이 한참 흐르고도 아직 그 때의 청춘으로, 그 기분으로 살아간다.
아직 어리디 어린 걸까.
허름한 방에서 뒹굴던 생각이 난다.
- 야, 어제 니가 내 무릎 베고 잤어, 깔깔깔
계집애들은 창피한 줄도 모르고 깔깔거렸다.
- 야, 팔공 잘해라 파이팅.
축구할 때 그 응원의 힘으로 펄펄 날았던 시절.
정말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다.........(어떤 편지에 썼던 부분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