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시는 나의 힘[천양희]
JOOFEM
2011. 2. 4. 12:06
시는 나의 힘[천양희]
시힘 동인 시낭송에 가서 시의 힘 얻고
돌아오던 날 힘차게 달리는 지하철에서
모든 힘센 것 중에 시의 힘이 으뜸이지 하다가
한방울의 눈물로 진주를 만드는 게 시라고
아, 눈물만이 희망이지 하다가
침묵에 사다리를 놓는 게 시인이라고
누가 나더러 끝도 없는 그 짓을 왜 하지? 할 때마다
고통은 둘레가 없어 안을 수도 없네 하다가
정신에 절정 없고 몸에 완전이란 없으므로 시작(詩作)이란
시작부터 시인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시인이 없어졌을 때 시를 쓰기 시작하는 것이지 하다가
시가 보여주는 것은 마음의 지도인데
누가 나더러 시는 왜 쓰나고 다시 물으면
잘 살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힘없는 나에게 아, 시만이 힘이지 하다가
자작(自作)나무 밑에 엎드려 나는 오래 일어나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종이를
죄다 불태운다면
시는 사라지고
언어는 절룸뱅이가 되겠지
그래도 잊지 못해
연필로라도 땅바닥에 끄적거려 보지만
눈이 오고 비가 오고
그리하여 지워질 것을
그래도 잊지 못해
그 때 그 자리에
또 끄적거리겠지
시는 나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