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시편[鄭淑芝]
* 아홉 마디가 되는 음력 구월 구일이면 꽃이 핀다는 구절초.
* 마침 하늘도 파랗고 바람도 선들선들, 가끔 풍경소리가 들린다.
*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 했는데 공짜로 주는 구절초차. 아무도 모르게 두 잔 마셨다.ㅋ
* 아직 음력 구월구일은 안되었지만 성질 급한 꽃들이 피어서 미리 축제가 열렸다.
* 대강철물점에서는 취급 안하는 철물들. 그런데 돌멩이는 뭐지?
* 그릇에 동전이 떨어져 있어서......쩝. 차라리 구절초 꽃잎을 띄워 놓을 것이지.
* 가을 햇살 아래 국수 공양중이다.
* 장독대 하나씩 차지하고 한 그릇씩. 작년보다 양을 조금 더 주었다.
* 나비의 유혹에 빠져 수행을 멈추고.......천진난만. ㅎ
* 어떤 화가의 작품인데 이름은 잘 모르겠고, 나무에 그림을 그렸는데 나비가 날아올까 심히 걱정되더라.
* 모과는 여전히 달려 있다. 참 못생긴 모과.
* 땅으로 내동댕이쳐진 모과 두 개를 주워 차에다 놓았다. 버림받아서일까, 향기는 없다.
* 꿀도 주고 향기도 주고 눈도 즐겁게 하고 찻물에 우려져서 맛도 주고 정도 주고 온 몸을 다 주고 ......
* 누가 이쁜 꽃이며 누가 이쁘지 않은 꽃이랴.
* 하늘에 오선지가 그려지고 천상의 노래가......
* 산꼭대기. 씨앗 하나가 발아해서 구절초 한 송이, 구구절절히 버티며 살고 있더라.
* 하늘이 엄마인 줄 알고 키만 크다만 얘야, 뿌리 뻗은 곳이 니 엄마란다.
* 이 꽃들은 불행이라는 단어를 모를 게다. 사진에 찍히지 않은 걸 불행이라고 말할까.ㅎ
* 태풍의 영향으로 한쪽으로 기우뚱 하다.
* 빨주노초파남보로 품종이 개량된다면 어떨까.
* 분홍색이 중간중간 섞여 있다. 이쁘다.
* 흠, 절에 웬 개가.......
* 꽃무릇일까, 상사화일까. 늘 헤깔리는 것. 아예 단일화를 하던지, 누구들처럼.
* 보너스, 숨은 그림찾기. 일급수에만 산다는 가재. 내 작은 건빵눈에 사로잡혔다.ㅋ
구절초 시편[鄭淑芝]
그대 가슴에,
구절초 구절초 같은 차 한 잔으로 닿고 싶은데
굿거리 가락을 붙인 한 소절 노래로 가 닿고 싶은데
그대는 더디 오시고,
하마, 애틋한 마음은 굽이굽이 꽃천지로 번져
사는 건 견디는 일,
저 혼자 고요히 피고 지는 일이라지만
꽃, 새, 눈물 머금은 지천의 하얀 꽃숭어리로도
견디지 못할 설움은 깊디깊어
뉘 그리워 피어난 꽃이더냐, 세월이더냐
달빛 아래 홀로 떨구어 두고
기어이 절집 안 내력으로 흘러드신 이
영평사, 장군산 기슭까지 달이 뜨고 별이 뜨는 밤
그대 바랑 가득,
도타이 스며든 사연 머금은, 구름 닮은 꽃
山寺 아우르며 구구절절 피어 흐드러진
선모화, 아홉 번을 꺾어져도 다시 아홉 번을 품고야 말
들숨 날숨인 듯 피었습니다, 그 구절초!
* 이런 가을에는 어느 카페에서 시낭송을 하고 계실 정숙지시인
맑은 감성으로 마음을 차분하게 해줄 것만 같은.......
언젠가 올린 시이지만 또 올려본다.
어디에서건 구절초처럼 천사같은 마음으로 시를 짓고
시를 낭송하고 히야히야 감탄을 선물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