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전조/ 윌리엄 블레이크
블레이크의 그림들
순수의 전조 [윌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1757~1827)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며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라.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 순간 속에 영원을 보라.
새장에 갇힌 한 마리 로빈새는
천국을 온통 분노케하며,
주인집 문 앞에 굶주림으로 쓰러진 개는
한 나라의 멸망을 예고한다.
쫓기는 토끼의 울음 소리는
우리의 머리를 찢는다.
종달새가 날개에 상처를 입으면
아기 천사는 노래를 멈추고....
모든 늑대와 사자의 울부짖음은
인간의 영혼을 지옥으로부터 건져 올린다.
여기저기를 헤매는 들사슴은
근심으로부터 인간의 영혼을 해방시켜준다.
학대받은 양은 전쟁을 낳지만,
그러나 그는 백정의 칼을 용서한다--
그렇게 되는 것은 올바른 일이다.
인간은 기쁨과 비탄을 위해 태어났으며
우리가 이것을 올바르게 알 때,
우리는 세상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다.
기쁨과 비탄은 훌륭하게 직조되어
신성한 영혼에겐 안성맞춤의 옷,
모든 슬픔과 기쁨 밑으로는
비단으로 엮어진 기쁨이 흐른다.
아기는 강보 이상의 것,
이 모든 인간의 땅을 두루 통해서
도구는 만들어지고, 우리의 손은 태어나는 것임을
모든 농부는 잘 알고 있다.....
자신이 보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그대가 무엇을 하건, 그것을 결코 믿지 않을 것이다.
해와 달이 의심을 한다면
그들은 곧 사라져 버릴 것이다.
열정 속에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열정이 그대 속에 있는 것은 좋지 않다.
국가의 면허를 받은 매음부와 도박꾼은
바로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
이 거리 저 거리에서 들려오는 창부의 흐느낌은
늙은 영국의 수의를 짤 것이다.
* 고두현시인의 말을 따르면 스티브 잡스가 18세기 영국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그대의 손바닥 안에 무한의 공간을 쥐고/한 순간속에서 영원의 시간을 붙잡는다"
3세기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래라는 것은 다름아닌 실리콘을 말하는 것이며
전자산업의 발달은 이제 스마트폰을 손바닥 안에 쥐게 했으며 신용카드를 대체하고 각종 정보를 알게 하며
영화와 음악과 커뮤니케이션을 다 가능하게 만들었다.
편리해진 것은 맞지만 우리가 간과한 것을 맨 마지막 연에 표현했다.
" 이 거리 저 거리에서......늙은 영국의 수의를 짤 것이다"
지금 서울 지하철을 타보면 모든 사람들이 손 안에 쥐어진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며 정신이 팔려 있다.
인간의 삶이 열려 있어야 하는데 작은 폰안에 갇힌 채 살아가니 새장속의 새와 다름이 아니다.
이미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이스 스페인이 기쁨을 구가하다 비탄에 빠지게 되었으며
중동은 굶주림으로 쓰러진 백성들로 인하여 나라가 멸망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나라도 빚으로 기쁨을 사고 그들의 뒤를 쫓고 있으니 비탄과 멸망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반값등록금, 희망버스, 복지,복지,복지......온통 빚으로 내세우는 구호들이다.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스티브 잡스가 외치는 것 같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끊임없이 갈망하라, 늘 우직하게)
나는 다르게 해석해 본다.(Think different!)
허리띠를 졸라매라, 바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