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저곳 [박형준]

JOOFEM 2012. 8. 7. 08:09

 

 

 

 

 

 

저곳 [박형준]





空中이란 말
참 좋지요
중심이 비어서
새들이
꽉 찬
저곳

그대와
그 안에서
방을 들이고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웠으면

空中이라는


뼛속이 비어서
하늘 끝까지
날아가는
새떼

 

 

 

 

 



* 비어있는 곳엔 무언가가 꽉 채우려는 자연의 섭리.

하지만 공중에서는 뼛속까지 비워야만 채울 수 있다.

인간의 탐욕이 가득 차면 공중조차 더이상 공중이 아니다.

사랑이 가득 찬 저곳은 정말이지 뼛속까지 비워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인간은 하늘나라에 갈 때에만 가벼워지는 것 같다.

가져갈 어떠한 것도 들고 갈 수 없으므로 그제서야 비우기 때문이다.

지상에서 탐욕으로 꽉 채운 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은 참 우스운 것이다.

공중으로 뼛속까지 비우고 날아갈 수 있는 인간이 되길 빌면서

저곳을 바라다 본다.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사람만이 갈 수 있는 저하늘은 참 푸르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