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허수아비1 [신광휴]

JOOFEM 2018. 2. 21. 07:45








허수아비1 [신광휴]






참새떼 날아와

알곡 쪼아 먹네


우리 아버지 쪼아 먹고

우리 어머니 쪼아 먹네


나 아무 것도 못하고

그냥 서서

바라보고 있네



         - 마지막 화두, 문학의 전당, 2016






*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거나

우월적 완력을 사용하는 거나 다를 바 없다.

참새떼 따위가 나를 허수아비로 만드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분노밖에 할 수 없음이 서글픈 세상이다.


부잣동네 경비원이 해고 된다든지

고참 병사가 후배 병사에게 매일밤 라면을 몇 개씩 먹인다든지

선배 의사가 후배 의사를,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를......

선배 검사가 후배 검사를......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남용해 들어갈 수 없는 곳을 들어간다든지

등등

허수아비가 된 우리는 그저 여덟시 뉴스를 바라만 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