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수컷의 속성 [유승도]

JOOFEM 2019. 4. 12. 13:33







수컷의 속성 [유승도]






  내 눈에는 새끼가 어미에게 달려드는 것으로 보이는데

흑염소는 어미가 아니라 암컷으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소년의 풋풋한 기세로 자라난 새끼 옆에서 어미 흑염

소는 엎드린 채 괴성을 내질렀다 이윽고 양수가 터지자

수컷 새끼 두 마리가 어미에게 달려들었다 아비 수컷도

함께 뒤엉켜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었다

  암내만 풍기면 달려드는 수컷들 앞에서 나는 끼어들지

도 못하고 마냥 서 있었다 세상이 흘러가는 힘은 이렇게

도 막을 수 있는 게 없다


                        - 수컷의 속성, 시와 에세이, 2019






* 神은 중성이었을까?

하필 수컷에게 저 따위 속성을 주어 지금까지 이르게 했는지.

문명이 발달할수록 그느므 속성이 점점 진화해서

뉴스의 메인을 차지하게 하다니...

그걸 세상의 흘러가는 힘으로 치부하고 혀만 차게 하다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수컷들은 수컷대로

암컷들은 암컷대로 결혼은 하지 않고 살겠다니...

중성인 神을 닮아가려는 짓일까.


이 또한 내버려두면 세상이 흘러가는 힘이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