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 [유계영]
맨드라미 [유계영]
무슨 냄새가 날까요 당신의 입속에서. 바람이 옷 속을 파
고들었어요. 불룩한 가슴. 꼬리를 흔들며 킁킁거렸어요. 냄
새나지 않는 인간이 되고 싶었거든요. 향기를 외면하고 싶
었구요. 내가 지워질 때까지 닦았어요. 몸의 경계가 허물어
질 때까지. 그러다가
거울 속에서 이상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흰 치아를 딱딱
부딪치며 비춰보고 있었어요. 붉은 거품을 뱉었어요. 믿을
수 없었어요. 주름을 내내 펼치고 다녔다는 것. 킁킁거리는
혀가 꽂혀 있다는 것. 심장이 붉다. 뜯어졌다. 뜯어진 심장
을 얼굴에 지녀왔다는 것. 양치컵의 테두리에 흰 거품이 말
라가고 있었어요.
얼굴에 입술을 대보았을 때. 영영 떨어지지 않으리라곤
생각 못했어요.
그림자가 포개질 때. 큰 귀가 축 늘어진 땡큐라는 이름의
옆집 개처럼
울음이 컹컹 터지리라곤.
입술이 뜯긴 채로 계속 살아 있게 될 것이라곤.
-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문학동네. 2019
* 맨드라미는 좀 독특한 모양을 가졌다.
꽃이라고 보기엔 좀 아니다 싶기도 한데 그래도 오래 보아서 그런지
가끔 맨드라미를 보게 될 때에는 친구를 만난듯 반갑기도 하다.
무슨 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벌이 달려드는 것도 아니고
그저 눈으로만 드는 맹맹한 꽃이다.
안성에서 금광저수지 가는 길로 접어들면 시인이 운영하는 찻집이 있었다.
메뉴에 맨드라미차가 있어 이건 무슨 맛이예요? 물었더니
나름 은은한 맛이 있어요, 한다.
독특해서 한번 시켜봤다.
윽, 먹방에선 입에 넣자마자 음! 소리를 내던데
이건 니맛내맛도 없다.
쓰지않은 손수건을 따뜻한 물에 우려낸 맛이랄까.
마시고 나니 속이 니글니글했다.
맨드라미차는 마시지 말라는 얘기다.ㅎ
왼쪽이 스테비아, 오른쪽이 바질
** 요즘 내가 개발한 차가 있다.
바질차다.
조그만 바질화분을 사와서 키우는데 흰꽃을 쉴 새없이 피우는 기특한 놈이다.
파스타에 넣어먹는 바질과는 좀 다르다.
잎이 아주 작아서 넓쩍한 바질과는 다른 종자인 것 같다.
오센티쯤 잘라 따뜻한 물에 우리면 은은한 향이 기분을 좋게 한다.
넓쩍한 바질도 웬만큼 자랐길래 같이 넣어봤는데
이것도 니맛내맛이 없다.
이번엔 스테비아를 몇잎 잘라 바질과 함께 넣었는데
음~~, 이건 맛과 향이 좋다.
나중에 찻집을 한다면 팔아도 되겠다.ㅎ(특허 내까?)
스테비아의 살짝 단맛이 허브차와의 조화를 이루는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