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꽃마리 [장승진]

JOOFEM 2021. 10. 31. 22:12

 

 

 

꽃마리 [장승진]

 

 

 

 

너에게

다가간다는 건

나를 조금씩 버리는 일

 

아주 작아

하마터면 밟힐 뻔한 

가냘픈 영혼 향해

 

숙여 엎드린다는 건

간절히 기도하는 일

 

마음에 새겨 넣기 위해

허리 뻐근해진 이름

 

가슴에 훅 안겨들던

조그만 얼굴

 

      - 천상의 화원, 달아실, 2021

 

 

 

 

 

 

* 작아도 너무 작아서 꽃을 보려거든 쪼그려 앉아 고개 숙이고 보아야 한다.

연한 하늘색이라 눈에 빨리 드는 건 아니다.

꽃마리, 봄까치꽃과 비슷한 색이고 조금더 연약하게 생겼다고나 할까.

눈에 드는 순서로 보면 빨주노초파남보이니

눈에 잘 안띄는 색인데 게다가 작아서 눈에 금방 들지 않는다.

하지만 한번 알고나면 눈에 잘 띄긴 한다.

이름도 너무 귀엽지 않은가. 꽃마리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