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수석 [유수연]

JOOFEM 2025. 3. 28. 15:42

관통석

 

 

 

 

 

수석 [유수연]

 

 

 

 

하다 하다 돌까지 사랑하려 한다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오래 사랑받아온 돌도 많다

 

사랑하지 않을 때까지 사랑해보면 

사랑 못할 게 없으니까

 

돌에 사랑을 주는 게 아니라

돌에 마음을 닦는 것이라 했다

 

형상을 찾는 게 아니라

형상이 찾아오는 것이라 했다

 

찾아오면 모시면 된다

곁을 내어주지 않을 때까지

 

돌에 하는 사랑을 둘이 못할 것 없었다

 

 

                -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문학동네, 2024

 

 

 

 

 

 

* 수석이라곤 딱 한 번 했을 뿐이다.

초짜라 윤시인의 지도하에 이런 돌이 좋고 저런 돌이 좋고.......

대충 알아듣고 뒤를 따르며 대여섯개 집어들었고

관통석이 귀하다 해서 하나 챙겼다.

 

나중에 점심 상 위에 우르르 쏟았을 때

남자들이 집어든 건 관통석이 많았고

여류시인들이 집어든 건 남성미가 있는 것들이었다.

신기하게도 상대적인 것들을 집어들었다는 얘기다.

 

사랑은 눈으로 드는 게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