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소년[윤동주]

JOOFEM 2005. 11. 9. 13:12

 

 

소년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손으로 따뜻한 볼을 �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골 ---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골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어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골 --- 아름다운 순이의 얼골은 어린다

 

 

 

 

* 흐르는 강물처럼 계절은 흘러가고

아름다운 그녀의 얼골은 슬픈 가을 같다.

지금껏 순이의 얼골은 잊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