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시선의 무게[황인숙]

JOOFEM 2006. 4. 29. 10:37

 

 

 

시선의 무게[황인숙]

 

 

 

 

 

 

한, 시선이 사라졌다는 것

저 모든 집들과 길들,

사람들, 괭이처럼 쏘다니는

바람, 햇빛의 도금이

씌워졌다 벗겨지는 유리창들

응시하던 시선의

무게가 툭, 떨어져나갔다는 것

 

둥둥 떠오르는 지상의 시선들이

납작하게 맺힌 잿빛구름

흩어져 아득히

흘러간다

 

이곳에서 멀리

그대에게 몸을 굽혀

나는 천천히

천천히 절을 하네

 

 

 

 

 

* 블로그는 내 마음이 노출되어 있으므로

많은 시선과 추파에 햇빛의 도금처럼

씌어졌다 벗겨지는 유리창과 같다.

나의 마음을 응시하는 시선은 때로 무게가 나가기도 하고

또 때로 가벼웁기도 하다.

햇빛과 교감될 때는 재빠르게 절을 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천천히 절을 한다. 혹은 무심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