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강의 본명 [전윤호]

JOOFEM 2019. 8. 7. 10:23


                                                                                                                곤드레밥, 먹고 싶다!






강의 본명 [전윤호]






남한강은 아우라지를 지나

문곡을 넘어

정선에서 조양강이 된다

아침에 반짝이는 강

읍내를 지나 용탄으로 흘러서

가수리 벼랑을 끼고 돌아 영월로 간다


영월에선 동강이 된다

평창서 오는 강은 서강이고

정선서 오는 강은 동강이다

동강동강 부르면 끊어진다

이제는 노인들이나 기억하는

오동나무 동 자 쓰는 동강도 사라졌다


장사에 능한 사람들이 전국에 동강이라 소문을 내더니

좋은 풍경은 다 가진 정선에서도

이제 동강이라 부른다


비오리와 원앙이 헤엄치는 강에서

카메라는 정선을 보여주는데

제목은 동강의 사계다

괜히 입속말로 아침강이라 불러본다


                                  - 정선, 달아실, 2019






* 정선에서 태어난 전윤호 시인은 좋겠다.

강원도에서 출판일을 하는 박제영 시인이 자주 시집을 출판해주니 말이다.

그동안 열 몇 권 시집을 낸 중에 전윤호 시인이 두 권을 냈으니 '자주'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십여년 전에 춘천에서 처음 만난 박제영 시인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달아실에서 출판되는 시집이며 책들은 집으로 배달되어 차곡차곡 서가를 채우고 있다.

강원도에서 산 적은 없으나 아버지가 휴전선 이북인 강원도 통천이 고향이어서

그저 마음속의 고향이 강원도인 셈이다.

이번에 나온 전윤호 시인의 '정선'도 덕분에 잘 읽고 있다.

강원도 시인이 쓴 시집을 강원도 편집인이 편집한, 반짝이는 아침강 같은 시집.

나도 괜히 입속말로 아침강, 아침강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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