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드레밥, 먹고 싶다!
강의 본명 [전윤호]
남한강은 아우라지를 지나
문곡을 넘어
정선에서 조양강이 된다
아침에 반짝이는 강
읍내를 지나 용탄으로 흘러서
가수리 벼랑을 끼고 돌아 영월로 간다
영월에선 동강이 된다
평창서 오는 강은 서강이고
정선서 오는 강은 동강이다
동강동강 부르면 끊어진다
이제는 노인들이나 기억하는
오동나무 동 자 쓰는 동강도 사라졌다
장사에 능한 사람들이 전국에 동강이라 소문을 내더니
좋은 풍경은 다 가진 정선에서도
이제 동강이라 부른다
비오리와 원앙이 헤엄치는 강에서
카메라는 정선을 보여주는데
제목은 동강의 사계다
괜히 입속말로 아침강이라 불러본다
- 정선, 달아실, 2019
* 정선에서 태어난 전윤호 시인은 좋겠다.
강원도에서 출판일을 하는 박제영 시인이 자주 시집을 출판해주니 말이다.
그동안 열 몇 권 시집을 낸 중에 전윤호 시인이 두 권을 냈으니 '자주'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십여년 전에 춘천에서 처음 만난 박제영 시인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달아실에서 출판되는 시집이며 책들은 집으로 배달되어 차곡차곡 서가를 채우고 있다.
강원도에서 산 적은 없으나 아버지가 휴전선 이북인 강원도 통천이 고향이어서
그저 마음속의 고향이 강원도인 셈이다.
이번에 나온 전윤호 시인의 '정선'도 덕분에 잘 읽고 있다.
강원도 시인이 쓴 시집을 강원도 편집인이 편집한, 반짝이는 아침강 같은 시집.
나도 괜히 입속말로 아침강, 아침강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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