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따듯한 안부 [허림]

JOOFEM 2020. 10. 1. 09:23

따듯한 안부 [허림]

 

 

 

 

사람이 집을 떠나면

어느 별에서는 꽃으로 핀다지요

슬퍼할 일이 많은 별에서도

다 살아가는 것처럼

눈물만큼 작은 꽃들도

따듯한 말을 품는다네요

오늘 불러본 당신의 이름은

어느 별의 꽃이었겠지요

작고 소박하여

몸 낮추어 겨우 눈 맞았는데

코끝을 스치는 이슬처럼

아마 당신이 품은 사랑이겠지요

안부 전해드릴게요

 

                 - 누구도 모르는 저쪽, 달아실, 2020

 

 

 

 

* 십수년만에 동창이 전화해 왔다.

내일 딸이 결혼한다고.

선약이 있어 가지는 못하니 계좌나 쏴줘라, 했더니

이럴 때 아니면 얼굴 못보잖니,한다.

이러고 저러고 얘기하다 보니 화성시의 같은 하늘아래 산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렇게라도 안부를 주고 받았다.

 

이제 곧 추석, 고향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들 하고 있겠다.

나도 올해는 그냥 넘길까, 했는데 그래도 마음이 걸린다.

못 가는 사정이 있더라도 따듯한 안부는 전해야 할 때다.  (9월 26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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