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섬 이야기 [진해령]
태생에 도화살이 끼어
험한 물질에도
자고나면 고운 자태
비라도 젖으면 색기가 도도하다
목포가 애비라고도 하고
잠간 들렀던 이름이 뭐라나
태풍이 애비라고도 했다
다정이 죄라서
각성받이 아이들을 수도 없이 낳았다
아이들은 깨 벗고 즈이들끼리 자라고
어미는 자식들 건사하느라
물질이며 식당일 과수농사 품앗이도 마다않는다
또 태풍주의보가 발령이다
수시로 저 물들이 거칠게 밀려와
추근대니 어쩌겠나
밤톨 같은 섬 하나 낳을밖에
눈 닿는 모든 곳이 온통 뻘밭이라도
어미는 허리를 동이고 일어나
비린 물에 발을 담근다
- 너무 과분한고 너무 때늦은, 문학의전당, 2017
* 핫누님이 신안의 섬에 들어가셨을 때 무슨 연고가 있길래 서울을 버리고(?)
그곳을 가셨을까 궁금했었다.
지금은 뭍으로 나가 목포에 사신다는 얘기만 어렴풋 들었다.
페이스북을 하는 회원들은 핫누님이 시를 많이 올리신다고 한다.
(나는 페북을 하지 않으므로 알 수가 없다))
역시나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시를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실 것이다.
두번째 시집을 내시면 왁자지껄 목포에 모여 술 마시며 띵까딩까 낙지를 구워먹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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