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클라멘, 꽃 이름 외우는 법 /최삼용
꽃받침을 쟁반 삼아 치켜 든 정수리에
꽃몽 앉힌 자리 흉터로 달고
겨울잠 벗으려 똬리 푼
아기 뱀의 빤질한 두상 같구나
형형의 꽃색 미려한데
서기 어린 저 화색을 그리려면
그분, "다빈치"를 소환하라
꽃눈 뜨기도 전
잎사귀에 그려 넣은 파스텔 문양은
하트 같고 비파 같아 보풀 햇살 뒷짐 진
바람의 선율에 넋 놓은 만개를
추운 곳에 사는 그대에게 타전치 못하여도
순결 같은 꽃나래 나풀레다가
화촉에 화르르 번져버린 불송이, 송이들
싱크대라면? 시끄러우면?
아니, 그이름은 시클라멘!
추신:
자칭 "싱크대 라면"이라 칭해 꽃이름을 외웠다는
벗네 쥬페님에게 이 시를 바칩니다
- 카페 '시사랑'에 실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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