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선다 [김경미]
아프리카 오지 마을에서
소년의 편지가 왔다
초록빛 편지지엔 단체에서 마련한
소년이 대답해야 할
오지선다의 질문이 있었다
"나는 우리 마을에서 이런 냄새를 맡을 수 있어요"*
① 꽃향기
② 비올 때 나는 냄새
③ 비누 냄새
④ 음식 냄새
⑤ 그 외
아프리카 소년은 '꽃향기'와
'비올 때 나는 냄새를 골랐다
충격이었다
소년 시인
마을에서 음식 냄새를 맡을 수 없다 해서
* 《월드비전》편지에서······
-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민음사, 2023
* 벌써 이십오년 전 얘기다.
월드비전에 회비를 내고 스리랑카의 열살 소녀와 결연을 맺었다.
그림을 직접 그려 엽서를 보내왔다.
나이가 큰 딸과 동갑이라 오래오래 결연을 맺고
다 커서 대학 갈 때가 되면 학자금도 보태줄까 했지만
월드비전은 이년만에 다른 아이로 교체하였다.
주소도 모르고 연락도 할 수 없으니 그냥 잘 크길 바라기만 했다.
보내온 엽서는 그림을 제법 성의있게 보낸 터라 고마웠었다.
지금 그 소녀는 서른다섯이 되었으니 아이 엄마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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