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생년월일[이장욱]

JOOFEM 2011. 3. 16. 22:49

 

         15일 오전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 지진현장에서 한 남성이 손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생년월일[이장욱]

 

 

 

 

  이전과 이후가 달랐다. 내가 태어난 건 자동차가 발명되기 이

전이었는데,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쾅!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에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더군.

  수평선은 생후 12년 뒤 내 눈앞에 나타났다. 태어난 지 만 하루

였다가, 36년 전의 그날이 12년 전의 그날이다가,

  수평선이다가,

  저 바다 너머에서 해일이 마을을 덮쳤다. 바로 그 순간 생일이

찾아오고, 연인들은 슬픔에 빠지고, 죽어가는 노인이 고개를 떨

어뜨리고,

  케이크를 자르듯이 수평선을 잘랐다. 자동차의 절반이 절벽 밖

으로 빠져나온 채 바퀴가 헛돌았다.

 

 

 

 

 

 

 

* 나의 지론은 살아있는 날이 생일이라는 것이다.

언제 어떤 운명으로 쓰나미나 지진이 다가와 생일을 없애버릴지 모르기때문이다.

일본에서 발생된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원자로의 폭발은  자연재해이면서 인재까지 겹친

사상최대의 불행한 일이다.

눈떠보니 살아있으면 생일이 찾아온 거고

둘러보니 가족이 사라져버렸다면 (가족의) 생일이 없어진 셈이다.

천국이었다가 지옥이었다가 인간의 삶은 신 이외에는 아무도 좌지우지할 수 없다.

참 안되었지만 일본은 2차대전 패망후의 어려웠던 시절로 돌아가 버렸다.

다행히 이웃나라들이 십시일반 도와주니 그나마 금방 재건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계가 다 하나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지진피해가 나에게도 피해를 입힌다.

후쿠시마에서 만드는 소자가 한달치의 재고밖에 없어서 제품생산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나마 한국자동차는 일본에서 공급받는 부품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다.

자동차의 절반이 절벽밖으로 빠져나온 채 바퀴가 헛돌고 있는,

일본의 현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부디 모든 사람들이 잘 견뎌내고 극복해 내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