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코스모스 [고영]

JOOFEM 2011. 9. 29. 17:17

        

 

 

 

 

 

 

코스모스 [고영]

 

 

 

 

 

 

억지로 등 떠밀려

엉거주춤 길 나서는 고향집 앞

 

몇 올 남은

물 빠진 꽃잎마저 다 떼어주고

앙상한 손 흔드는

외줄 꽃대

 

어여가, 어여!

 

무거운 발길 보채면서도

행여 소식 끊을까

어머닌 연신 손을 귀에 대고

전화 받는 시늉을 한다

 

자꾸만

뒤돌아보는

아련히

먼 꽃

 

 

 

 

 

 

 

* 어린 아이들은 엄마한테 버림받을까봐 치맛자락을 붙들지만

나이드신 노모는 자식한테 버림받을까봐 눈치를 살핀다.

품안의 자식이 떠나갔으니 참 허전한 마음일텐데도

어여가,어여,하며 손사래를 치며 어머니로서의 의무를 다한다.

앙상한 외줄꽃대로도 어머닌 어머닌거다.

우리도 늙으면 그 앙상한 모습이 되련만 헤아려드리지 못한 마음이 슬픈 코스모스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