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사의 찬미- 윤심덕조로 [천양희]

JOOFEM 2011. 12. 15. 08:29

 

 

 

 

 

사의 찬미- 윤심덕조로 [천양희]

 

 

 

 

죽고 싶다 하면서 살고 싶은 날

친구에게 전화걸어

인생이 뭐길래 이렇게 힘드냐고 하면

그것도 모르냐며

인생이란 광막한 황야를 달리는 것이라고

「사(死)의 찬미」한 소절 불러젖힌다

 

―광막한 황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는 무엇을 찾으러 왔느냐

 

무얼 찾으려고 찾아내려고

바닥없는 바다에 뛰어내렸을까

자살도 요절도 못한 내가 시인이냐 하면

죽어도 같이 죽는 것이 부럽다고 하면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아니냐고 친구는 또 그런다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고

  내가 한 소절 끝내면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좋은 것이라고

친구는 또 그런다

 

죽음을 찬미하며 죽어간

윤심덕의  「사의 찬미」

내가 찬미하는 나의 십팔번

 

 

 

 

 

* 사의 찬미는 실은 삶의 찬미인 셈이다.

뭐든 거꾸로 생각해보면 해답이 나온다.

부정으로 시작해서 긍정으로 가는 길도 있고

긍정으로 시작해서 긍정으로 가는 길도 있다.

결론적으로 삶의 의미는 내 맘대로 사는 것이기 때문에

들고 있어야 할 것도 있고 내려놓아야 할 것도 있고 그렇다.

삶의 집착이 강하면 강할수록 행복할 것 같지만 오히려 불행해질 수 있다.

적당함을 생각하며 빈 공간을 채우고 적당한 여백을 두는 것, 그것이 참 삶의 길이다.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다 좋은 것이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그것들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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