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손바닥을 위한 찬가 [고영]

JOOFEM 2014. 3. 30. 22:25

 

 

 

 

 

 

 

손바닥을 위한 찬가 [고영]

 

 

 

 

 

21세기 하나님은 힘찬 손뼉소리와 함께 오시는가 보다

벌겋게 달아오른 손바닥들이 모여 앉아

공중부양을 하고 있다

두 손 가득 담아온 염원들을 부려놓으며

손바닥이 손바닥을 만나

차디찬 방석이 들썩거리도록

한낮이 한낮이도록 뜨겁게 달군다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손뼉 한번 치고 눈물 한번 찍고

손뼉 한번 치고 찬송가 한 구절 부르고

손뼉 한번 치고 절 한번 하고

한낮이 한밤이 되도록 손뼉을 친다

저 힘찬 손바닥의 함성이라면

아마 하나님도 내려오지 않곤 못 배길 것 같다

지금 하나님이 해야 할 일은

손뼉의 탄식을 온전히 들어주는 일,

긍휼矜恤의 눈물로

탄식을 탄성으로 만들어주는 일,

당신이 내려 보낸 새보다 먼저

저 손바닥 속에 들어가

따뜻한 둥지를 틀어준다면

하릴없이 허공만 쳐대던 내 손바닥도

은혜에 눈을 뜰 텐데

그러면 안 될까요? 하나님!

 

 

 

 

 

 

 

* 가장 낮은 곳에 사는 백성들을 위하여 하나님은 오신다고 믿는다.

믿음은 예배를 보는 것이 아니라 드리는 것이다.

머리 숙여 묵상하고 손뼉치며 몸찬양하고

입술 열어 찬송하며 예배를 드린다.

정말 뭐 하나 제대로 드릴 것 없는, 가난한 자들이 드릴 것이라곤

손뼉 치고 찬송하고 기도하며 말씀 듣는 일 말고는 없나 보다.

하나님이 뜨거움으로 오신다면 아마도 손바닥으로 가장 먼저 오실 게다.

손바닥이 뜨거운 자여, 당신이 가장 존귀한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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