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더 머물다 가고 싶다 [황지우]
펑! 튀밥 튀기듯 벚나무들,
공중 가득 흰 꽃팝 튀겨 놓은 날
잠시 세상 그만두고
그 아래로 휴가갈 일이다
눈 감으면;
꽃잎 대신
잉잉대는 벌들이 달린,
금방 날아갈 것 같은 소리-나무 한그루
이 지상에 유감없이 출현한다
눈뜨면, 만발한 벚꽃 아래로
유모차를 몰고 들어오는 젊은 일가족;
흰 블라우스에 그 꽃그늘 받으며 지나갈 때
팝콘 같은, 이 세상 한때의 웃음
그들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內藏寺 가는 벚꽃길; 어쩌다 한순간
나타나는, 딴 세상 보이는 날은
우리, 여기서 쬐끔만 더 머물다 가자
* 思月 중순이나 되어야 벚꽃이 피었는데
올해는 일찍 찾아온 봄에 뜻밖의 횡재나 한듯
벚꽃 그늘에 앉아볼 기회를 가졌다.
심술맞은 봄비가 다녀가면서 목련은 이미 다 바랬고
벚꽃도 듬성듬성 낙화하였다.
즐거운 눈길을 주었어야 했는데
가야할 때가 언제인지도 모르고 가버리는 야속한 꽃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여
짬을 내서 사진 몇장 건졌다.
안녕? 안녕. 안녕!
* 사진작가들은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 찍겠지만 주페는 훤한 대낮에 핸드폰으로!
* 대청댐의 로하스 해피로드에 있다. 사진 찍는 곳.
* 벚꽃나무가 아직은 영계라서 그늘이 없다. 벚꽃 그늘에 앉을라 했더니......
* 하늘 끝에 튀밥이......
* 대청댐. 저 다리를 건너면 현암사에 오를 수 있는데 구찮아서 다리를 건너지 않았다. 병철이가 구찮대잖아!
* 개불알꽃이 천지다.
* 까치집에도 평안이 함께 하길.
* 구름에게도 더 머물다 가고 싶은 욕망과 희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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