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여기서 더 머물다 가고 싶다 [황지우]

JOOFEM 2014. 4. 7. 13:50

 

 

 

 

 

 

 

여기서 더 머물다 가고 싶다 [황지우]

 

 

 

 

펑! 튀밥 튀기듯 벚나무들,

공중 가득 흰 꽃팝 튀겨 놓은 날

잠시 세상 그만두고

그 아래로 휴가갈 일이다

 

눈 감으면;

꽃잎 대신

잉잉대는 벌들이 달린,

금방 날아갈 것 같은 소리-나무 한그루

이 지상에 유감없이 출현한다

 

눈뜨면, 만발한 벚꽃 아래로

유모차를 몰고 들어오는 젊은 일가족;

흰 블라우스에 그 꽃그늘 받으며 지나갈 때

팝콘 같은, 이 세상 한때의 웃음

 

그들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內藏寺 가는 벚꽃길; 어쩌다 한순간

나타나는, 딴 세상 보이는 날은

우리, 여기서 쬐끔만 더 머물다 가자

 

 

 

 

 

 

 

* 思月 중순이나 되어야 벚꽃이 피었는데

올해는 일찍 찾아온 봄에 뜻밖의 횡재나 한듯

벚꽃 그늘에 앉아볼 기회를 가졌다.

심술맞은 봄비가 다녀가면서 목련은 이미 다 바랬고

벚꽃도 듬성듬성 낙화하였다.

즐거운 눈길을 주었어야 했는데

가야할 때가 언제인지도 모르고 가버리는 야속한 꽃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여

짬을 내서 사진 몇장 건졌다.

안녕? 안녕. 안녕!

 

 

 

* 사진작가들은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 찍겠지만 주페는 훤한 대낮에 핸드폰으로!

 

* 대청댐의 로하스 해피로드에 있다. 사진 찍는 곳.

 

* 벚꽃나무가 아직은 영계라서 그늘이 없다. 벚꽃 그늘에 앉을라 했더니......

 

* 하늘 끝에 튀밥이......

 

* 대청댐.  저 다리를 건너면 현암사에 오를 수 있는데 구찮아서 다리를 건너지 않았다. 병철이가 구찮대잖아!

 

* 개불알꽃이 천지다.

 

* 까치집에도 평안이 함께 하길.

 

* 구름에게도 더 머물다 가고 싶은 욕망과 희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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