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돌 [한 강]
십년 전 꿈에 본
파란 돌
아직 그 냇물 아래 있을까
난 죽어 있었는데
죽어서 봄날의 냇가를 걸어가고 있었는데
아, 죽어서 좋았는데
환했는데 솜털처럼
가벼웠는데
투명한 물결 아래
희고 둥근
조약돌들 보았지
해맑아라,
하나, 둘, 셋
거기 있었어
파르스름해 더 고요하던
그 돌
나도 모르게 팔 뻗어 줍고 싶었지
그때 알았네
그러려면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때 처음 아팠네
그러려면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난 눈을 떴고,
깊은 밤이었고,
꿈에 흘린 눈물이 아직 따뜻했네
십년 전 꿈에 본
파란 돌
그동안 주운 적이 있을까
영영 잃은 적도 있을까
새벽이면 선잠 속에 스며들던 것
그 푸른 그림자였을까
십년 전 꿈에 본
파란 돌
그 빛나는 내川로
돌아가 들여다 보면
아직 거기
눈동자처럼 고요할까
* 십년 전, 이천오년 칠월 이십일일
블로그의 문을 처음 열었다.
이름은 삼십오년전의 닉을 따 주페하우스라 이름 짓고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집을 만들었다.
그동안 많은 이웃들이 다녀갔고 지금도 여전히 다녀간다.
이웃블로거중에 두 분이 시인으로 등단을 했고 시집을 냈다.
어제 아남카라님이 시집을 상재해서 우편물로 부쳤다는 반가운 전갈이 왔다.
파란 돌처럼 파랗게 파란 글을 쓴지 십년,
이젠 제법 많은 시인들과도 교류가 되고 만남도 이루어진다.
블로그 친구들이 시집을 내고 왕성한 창작활동하는 것이 나에겐 큰 힘이고 꿈이다.
언젠가는 주페하우스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문을 열게 되는 날도 있을 게다.
시인과 시민이 만나고 시를 통해 교감하는 그 날이 오길 꿈꾼다.
시집을 상재한 아남카라님께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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