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생각만 하는 새 [박은률]

JOOFEM 2016. 3. 15. 13:27








생각만 하는 새 [박은률]






날이 저문다 오늘도

새장 안에서 새는 생각한다

안데스산맥에 산다는 께찰을

잡히는 순간 죽어 버려

어디에도 가둘 수 없다는 새


새장 속의 새는 새가 아니다

그런 새는 새가 아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새는 생각한다

깃털을 뽑으며 새는 생각한다

나는 새다

아니, 아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생각한다

벌겋게 드러난 목덜미 다시 쪼아 댄다

제 머릿속 하늘을 물어뜯는다

발갛게, 빠알갛게











* 인공지능과 이세돌이 바둑을 두었다.

수많은 경우의 수가 데이타로 입력된 인공지능은 인간의 생각을 앞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만 하는 인공지능일 뿐 감정은 없어 '새대가리'만도 못했다.

대체로 인공지능이 이기긴 했지만 아직은 인간이 결코 인공지능만 못하지 않다는 결론이다.

인공지능을 심은 무인자동차가 개발되고 있다.

과연 무인자동차는 생각만 하다가 버그가 생기면 승객의 생명을 지켜줄 것인가.


앞으로 직업이 반으로 줄어드는 건 확실하다.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면 의사나 판사나 공무원이나 모두 사라질 판이다.

마트에서도 물건을 집어들고 '쓱' 출구를 나서면 자동빵으로 계산된 물건값이

바로 카드결제가 될 게다. 계산원조차 실직해야 한다.

직업이 없으면 직업을 가진 자들이 내는 세금으로 정부로부터 기본급여를 받으며 살아야 한다.

정말, 정말 그런 시대가 온다면 대학도 사라질 것이다.

공부할 필요가 없고 어떻게 놀 것인가를 궁리해야 하는시대가 되는 거다.

좋은 걸까, 나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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