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허림]
사랑이 너무 멀어
올 수 없다면 내가 갈게
말 한마디 그리운 저녁
얼굴 마주하고 앉아
그대 꿈 가만가만 들어주고
내 사랑 들려주며
그립다는 것은 오래전
잃어버린 향기가 아닐까
사는 게 무언지 하무뭇하니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꽃으로 서 있을게
* 금요일 저녁이면 TV에서 팬텀싱어를 한다.
크로스오버곡들이 등장하는데 신선한 노래를 접할 수 있어 좋다.
지난주 허림 시에 곡을 붙인 '마중'을 들으니 좋았다.
몇년전 춘천에 가서 시집 발간 기념모임에서 받은 허림시인의 시집을 찾아보니
이 시는 없었다.
노래 가사를 그대로 옮겨서 혹시 조금 변형되었을 수 있지만
그냥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좋은 시, 좋은 노래가 더많이 불리울수록 세상은 하무뭇해지지 않을까.
그대가 그리워지는 날에는 내가 먼저 달려갈게!
가을이 왔구나, 싶다.
만종 [허림]
멀어서 올 수 없다면 내가 갈게
말 한 마디 그리운 저녁 그리운 낯빛으로마주앉아
봄바람 타는 이야기나 하세
연둣빛으로 번지는 닭바우에
봄을 캐던 묵정밭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가
요즘처럼 너무 편하여 오히려 우울해지는 날에는
구린 망우 비탈밭에 내고
그립다는 것은 잃어버린 향기가 아닌가
바빠서 꼼짝할 수 없다는 말 사실로 받아들이고
씨붙임이 끝나는 대로 내 다녀갈게
- 신갈나무 푸른 그림자가 지나간다, 현대시 시인선,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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