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아비바람꽃 [신미균]
울음을 입안에 넣고
딱, 딱 소리나게 씹다가
네가 있었던
들판에 붙였다
귀뚜라미도 몇 마리
갖다 붙이고
빗방울도 몇 개 갖다
붙였다
가물가물한 저 강과 둑과
강 위를 날아가는 새도
갖다 붙였다
그 뒤로
아무도 없는
캄캄한 밤이
또 찾아왔다
* 사랑하는 당신, 내가 죽어 홀로 되거든
내 옷을 품고 사세요.
혹여 다른 여자가 생기거든 내 옷을 내 무덤옆에 묻어 주세요.
그래서 그 옷이 꽃으로 피었다는 슬픈 전설.
홀아비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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