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마종기]
젊고 싱싱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딱딱하게 언 것은 부드럽게 녹여
나이에 알맞게 부풀려 먹는다.
고체가 액체가 되어 몸에 스민다.
달고 맛있는 것은 이를 시리게 한다.
예쁘게 애교를 풍기는 아이스크림.
천천히 두 손으로 어루만져주면
모양 좋은 형용사가 얼굴을 열게 한다.
시원한 단어 위에 색을 뿌려놓는다.
네가 남겨놓은 생애가 여기서 꽃핀다.
보이지 않는다고 못 만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맛으로 만나서 입술로 껴안는다.
아담한 몸이 되어 뒤돌아보는 소멸의 맛.
* 아이스크림의 계절이 돌아왔다.
요즘은 사시사철 아이스크림을 먹긴 하지만 그래도 더울 때 먹는 아이스크림이
시원함 플러스 달콤함이 있으니 딱 제격이다.
배스킨라빈스에 가면 나는 오로지 한가지만 먹는다.
월넛이다. 그냥 담백하기도 하고 밋밋하기도 하기때문이다.
혹은 마트에서는 월드콘만을 고집한다.
메로나 바밤바 쭈쭈바 이딴 거는 전혀 안먹는다.
단 월드콘의 껍질과자가 바삭바삭해야 된다는 거......ㅎㅎ
예쁘게 애교를 풍기는 아이스크림, 기다려. 녹여줄텡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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