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여! 꿈의 말뚝을 박아라.
황영감의 말뚝론[이대흠]
생땅은 말이여 말하자믄 처녀진디
그라고 쾅쾅 친다고 박히는 것이 아니여
힘대로 망치질하다간 되레 땅이 썽질 내부러
박혀도 금방 흐물흐물해져불제
박은 듯 안 박은 듯 망치를 살살 다뤄사제
실실 문지르대끼 땅을 달래감서 박어서
땅이 몸을 내주제
그라다 인자 조깐 들어갔다 싶으면
그때부텀 기운대로 치는 거여 아먼
그라고 박힌 말뚝이라사 썩을 때까장 안 뽑히제
그래사 말뚝이제
* 황영감은 나름 인생을 살면서 터득한 철학이 있다.
박힌 말뚝은 안 뽑힌다, 그래서 말뚝이다!
기가 막힌 철학인 셈이다.
말뚝은 때로는 표지판이 되기도 하고
깃발이 되기도 하고 앵커가 되기도 한다.
예컨대 앵커링효과란 건 이런 거다.
회사의 매출액을 1조로 하시오, 하면 전 사원들이 죽기살기로 초과달성하거나 근접해서 달성한다.
세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삼십개 따시오, 하면 운동선수들이 애국심을 발휘하여 기필코 메달을 따낸다.
한때 우리나라는 백만달러 수출을 독려하던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조그만 중소기업도 백만달러를 수출하는데 그 옛날엔 꿈의 백만달러였다.
인생에 있어서도 말뚝을 박아둔다는 것은 이렇듯 꿈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된다.
청년들이 이 말뚝의 의미를 알면 좋을텐데 대개는 황영감처럼 영감이 되어서야 깨닫는 게 문제이다.
청년들이여, 실실 문지르대끼 땅을 달래감서 꿈의 말뚝을 박어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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