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목련 [정병근]

JOOFEM 2012. 4. 17. 20:45

 

 

 

 

 

 

목련 [정병근]

 

 

 

 

빤스만 주렁주렁 널어 놓고
흔적도 없네

담 넘어 다 보인다
지나가는 사람들 다 본다
한 접도 넘고 두 접도 넘겠네

빨랫거리 내 놓아라 할 때
문 처 닫고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겨우내 빤스만 사 모았나

저 미친 년, 백주(白晝)에
낯이 환해 어쩔거나
오살 맞은 년

 

 

 

 

 

 

 

* 순백의 꽃은 목련이다.

이 봄을 하얗게 하는, 나무에 피는 연꽃이다.

그러나 필 때는 눈이 부시지만

어느새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금방 빨아널어야 할 빤스처럼 되어버리는

미친 ㄴ이 목련이다.

 

정이란 무엇일까

받을 땐 꿈속 같고

줄 때는 안타까워라.....조용필의 노래처럼

필 때는 순정 같고

질 때는 안타까운 목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