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나희덕]

JOOFEM 2014. 2. 1. 22:42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나희덕]

 

 

 

 

 

말들이 돌아오고 있다

물방울을 흩뿌리며 모래알을 일으키며

바다 저편에서 세계 저편에서

 

흰 갈기와 검은 발굽이

시간의 등을 후려치는 채찍처럼

밀려오고 부서지고 밀려오고 부서지고 밀려오고

 

나는 물거품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해변에 이르러서야

히히히히힝, 내 안에서 말 한 마리 풀려나온다

 

말의 눈동자,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파도 속으로 사라진다

 

가라, 가서 돌아오지 마라

이 비좁은 몸으로는

 

지금은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수만의 말들이 돌아와 한 마리 말이 되어 사라지는 시간

흰 물거품으로 허공에 흩어지는 시간

 

 

 

 

 

 

* 수 많은 말들을 하며 산다.

말 한대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이루어지지 않기도 한다.

수만의 말들이 돌아오면 한 마리 말이 아니라 한 마디 말이 된다.

"헛되고 헛되고 헛되다."일 수도 있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일 수도 있다.

시간은 딱 그만큼의 시간으로 돌아오지만 함축의 의미로 돌아온다.

해마다 새아침의 시간을 맞이하지만  덕담의 종류는 달라진다.

올해는 "건강하게 살아만 다오."일 수도 있다.

누구나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살아서 말 한 마리가 되고 한 마디 말이 되어

물거품은 아닌 유의미한 존재이고 싶을 게다.

비록 허공에 흩어지는 시간이 될지라도 "올 한해는 잘 살아보자!"

 

* 설날에는 고궁이 공짜라 하여 점심도 안먹고 경복궁으로 고고씽.ㅋㅋ

 

* 가족단위로 참 많은 사람들이 구석까지도 구경하고 있다.

 

* 왜 찍지?  왜 찍히는 거지?

 

* 넌 내가 찍었어!

 

* 내 안에 너, 있다.(카메라의 말씀)

 

* 뭐 보는 거지?  (안 알랴줌.)

 

* 할아버지가 피우시던 담배는 새마을이란다. 필터가 없는 담배지.ㅎ

 

* 기쁜 일이 있으면 풍악을 울리던 경회루.

 

* 임금님은 저 별채에서 행복했을까?

 

* 내복 입고 서있는 저 소나무는 임금님표 소나무인가. 오른쪽에서 주페의 카메라로 사진찍는 조카.

 

* 처음으로 발전기를 도입하여 전등이 들어왔다니 임금님은 밤에 불 켜놓고 무얼 했을꼬.ㅋ

 

* 셀카씩이나 찍는 민우.

 

* 옛날식 이발관.

 

* 와, 만화가게다. 추억의 만화가게에 있는 저 만화는 내가 읽었을까.

 

* 그 옛날에도 가전제품을 대할인판매를 했다. 금성선풍기는 수명이 이십년은 되었던 시절이다.

 

 

* 말들이 한바퀴 돌고 돌아오고 있다. 여자아이가 겁도 없이 말을 탄다.

 

* 저 누드로 담겨있는 밤 한 봉지가 오처넌이다. 참 돈가치 없는 세상이다.

 

* 인사동 오설록에서 쌈지 한 방.

 

* 아그들하고 오미자차 한잔씩.

 

* 롤케익 하나로 넷이서 ......마음의 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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