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두 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JOOFEM 2017. 6. 11. 15:20








두 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






* 인생은 단 한 번 뿐이다.

두 번은 없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것인데도 시인은 유한한 인생이니 함께 잘 살아보라고 하는 것이다.

'별 헤는 밤'에서 오십문 오십답, 숙제중에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있다.

혹자는 나무로, 혹자는 남잔데 여자로, 혹자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여러 답이 나오지만 인생은 그냥 한 번 뿐이다.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고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며

오직 한 번 뿐인 인생이 빛을 내는 것이다.

혼자 빛을 낼 수는 없을 게다.

함께 내는 빛이 가장 아름답다.

서로 조금씩 다른 빛이 모여 아름다운 빛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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