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노명희 그림
무엇보다 그리운 [박기동]
지난밤에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바닷가에 가 보았다.
감청빛의 파도 그 하얀 이마
바다의 안색은 태연했다.
튀어 오른 얼치기 몇 마리가
잘못 살았다고 죽는 시늉이다.
얼치기의 삶 얼치기의 길
길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서나
사라진다.
무엇보다 그리운
사람 사는 길 위에 엎드렸다.
- 어부 김판수, 달아실시선, 2017
* 올해 너무 더워서 바다를 보러 가지 못했다.
감청빛 파도의 성난 모습도 보지 못했고 하얀 이마를 만져보지도 못했다.
산과 바다는 변하지 않는다.
늘 그 자리에 있고 언제든지 가면 만날 수 있다.
사람 사는 길에 산과 바다가 있고
'난 변하지 않아. 너희가 변할 뿐이지' 약 올리고 있다.
길위에 함께 했던 사람들도 많이 사라지고
새로운 사람들이 눈에 띄고 함께 하고 있다.
사랑은 변하는 것이야. 길도 때론 바뀌는 것이야.
사람 사는 길은 늘 산과 바다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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