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de voy. ㅠ,ㅠ
화살표 [신미균]
지하철 신도림역에 내리면
화살들이 정신 없이 쏟아진다
계단을 올라가라
옆으로 돌아가라
앞으로 가라
밑으로 내려가라
건너가라
곧장 가라
그 쪽으로 가지 마라
백화점은 여기다
돌지 마라
양말은 이게 좋다
치약은 저것이다
여기가 최고다
발밑을 조심해라
화살에 맞고도
그 많은 사람들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잘 가고 있다
- 음악 FM 배미향의 저녁스케치(10월 10일 방송)에서...
* 인생의 지향점을 화살표가 안내해 준다.
그게 지향점인지 아닌지는 마음이 확 동할 때 화살처럼 날아온다.
하지만 긴 여정에는 가끔 화살표가 사라질 때도 있다.
이리로 가야하나 저리로 가야하나.
우스개소리로 이대(梨大)로 가면 살고 고대(高大)로 가면 죽는다고 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화살표는 굉장히 중요하고 간절하다.
요즘처럼 길도 잘 뚫리고 하늘을 올랐다 강위로 날았다가 뱅글뱅글 돌아서
정신이 없는 때에 화살표는 시간과 노력과 돈을 절약하게 하는 존재다.
유턴 화살표를 왔다리갔다리하다가는 밤 샐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정말 내게 꼭 필요한 화살표가 적재적소에 나타나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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