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빵 [장석주]
여름이 끝나자 빵이 부패한다.
부패한 빵의 왕들 얼굴이 빨개질 때
부패한 빵을 먹고 미친 사람들이 웃어댄다.
빵이 부패하다니, 여긴 지옥이야!
파란 작업복을 입고 온 사람들이
부패한 빵을 트럭에 싣고 어디론가 간다.
이 많은 빵은 어디로 가나요?
부패한 빵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빵의 행방을 알았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문학동네, 2019
* 최근에 아프리카 수단의 민중 시위가 있었다.
빵값이 갑자기 3배가 올랐다고 한다.
빵은 일용할 양식인데 그게 올랐으니 시위를 할 만하다.
빵 한조각 먹으려고 손발이 부르트도록 노동을 해야하는 사람에게는
지옥인 게 틀림없다.
인간에게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게 가장 원초적인 행복이다.
생명을 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일용할 양식이 조금씩 계속 오르고 있다.
최저임금 오른 것보다 그 이상으로 오르고 있다.
임금은 그만 오르고 물가도 그만 오르고 그랬으면 좋겠다.
쌤쌤이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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