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부패한 빵 [장석주]

JOOFEM 2019. 1. 25. 16:46









부패한 빵 [장석주]





여름이 끝나자 빵이 부패한다.


부패한 빵의 왕들 얼굴이 빨개질 때

부패한 빵을 먹고 미친 사람들이 웃어댄다.


빵이 부패하다니, 여긴 지옥이야!


파란 작업복을 입고 온 사람들이

부패한 빵을 트럭에 싣고 어디론가 간다.


이 많은 빵은 어디로 가나요?


부패한 빵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빵의 행방을 알았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문학동네, 2019






* 최근에 아프리카 수단의 민중 시위가 있었다.

빵값이 갑자기 3배가 올랐다고 한다.

빵은 일용할 양식인데 그게 올랐으니 시위를 할 만하다.

빵 한조각 먹으려고 손발이 부르트도록 노동을 해야하는 사람에게는

지옥인 게 틀림없다.

인간에게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게 가장 원초적인 행복이다.

생명을 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일용할 양식이 조금씩 계속 오르고 있다.

최저임금 오른 것보다 그 이상으로 오르고 있다.

임금은 그만 오르고 물가도 그만 오르고 그랬으면 좋겠다.

쌤쌤이 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