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빈 집'의 한 장면
우두커니,슬픔[김은숙]
내려놓지 못하는 슬픔도 있다
저만큼에 늘
우두커니 늘
슬픔, 깊다
소복하게 쌓이는 고요의 지층 날로 두터워도
바닥에서부터 기어이 엄습해오는
도저한 슬픔
모든 물기 비워낸 마음의 빈 집에
어느새 저 홀로 고여 넘실대는
우두커니, 슬픔
* 김기덕감독의 영화는 대개 독특하다.
'빈 집'도 많은 생각을 주는 작품이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 속에 다녀가는 타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까.
우리의 마음 속에 우두커니, 슬픔이 도사리고 있을 때
누군가가 다녀가고 우리의 빈 마음을 무언가로 꽉 채워준다면......
집이라는 공간은 반드시 소유주와 소유주와 관계된 사람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소유주는 아니지만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사람도 있는 게다.
'내 안에 너 있다'라는 말이 지금은 내 마음에 거하는 바람이 있다는 게다.
하나,둘,셋,넷..... 바람을 세고 앉아 있는 이것은 슬픔인가 기쁨인가.
우두커니, 그냥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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