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 [벤지]
개에게 사죄함 [김대규]
평소 잊고 사는 일
먹다 남은 밥만 주는 일
때로는 발로 찬 일
목줄을 풀어주지 못한 일
욕설에 이름을 차용한 일
자식을 낳으면 곧 나눠준 일
지켜주는 집 문패에 내 이름을 내건 일
죽으면 그냥 내다버린 일
동족을 먹은 일
* 정상참작 요망사항
그래도 똥은 내가 치워 주었음
{우이시 7월호}
* 개에 관한 기억은 이렇다.
국민학교 하교할 때 동네입구까지 꼬리 흔들며 쫓아나와 나를 맞이해주던 해피.
스피츠였다.
양손 처들고 들이대면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경계하던 이 ㄴ은 나에게 많이 괴롭힘을 당한 탓이다.
그래도 자기 밥주는 주인아줌마의 아들이므로 물 생각은 없었다.
새끼 너댓마리 낳고 강아지 키우는 재미도 주던 녀석.
그 중 꼬리없는 강아지 한마리를 귀신같이 알아채고 콧잔등으로 밀어내서 한데다 두더니 기어코 죽이던 녀석.
개를 참 좋아했었다.
* 큰애가 어렸을 때 개를 키우겠다고 떼를 써서 마르티스를 키웠댔다.
귀여워 하는 건 좋은데 밥주고 똥치우고 이닦아주고 목욕시키는 일은 내 일이었다.
이런 x 같으니라구.
결국 몇달 못가서 다른데 주어버렸다.
* 며칠 전 칸쵸엄마가 강아지를 얻어왔다.
거실에 똥과 오줌이 천지였다. 가릴 줄 모르는 녀석이다.
나의 거센 항의에 결국 칸초엄마의 사무실로 쫓겨 갔다.
정상참작 요망사항. 그래도 나는 절대 개고기는 안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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