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밥[천양희]

JOOFEM 2008. 1. 3. 22:46

 

 

 

 

 

밥[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 밥이야 못먹겠니, 하지만

  때로는 같이 먹어줄 사람 없어

  김밥천국에서 라면에 김밥 말아서 먹는다

  밥이야 못먹겠니, 하지만

  때로는 돈이 없어서

  김밥천국에서 라면만 사먹는다

  천오배건에 단무지 네조각이라

  밥이야 못먹겠니, 하지만

  목구멍으로 넘길 수 없어

  밥을 먹을 수 없는 이도 있으니

 

  자고로 밥쯤이야,라고 우습게 여기지 말라하고

  돈 좀 벌어서 같이 밥먹을 사람을 사귀어 두라하니

  김밥천국은 아니어도 그래야 밥천국은 될 터이다.

 

** 천안에는 녹원이라는 밥집이 있다. 한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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