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행복해진다는 것[헤르만 헤세]

JOOFEM 2008. 1. 4. 20:49

 

 

 

 

행복해진다는 것 [헤르만 헤세]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그런데도
그 온갖 도덕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네.

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
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누구나 행복에 이르지.

스스로 행복하고
마음속에서 조화를 찾는 한.
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한‥‥.
사랑은 유일한 가르침
세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단 하나의 교훈이지.

예수도
부처도
공자도 그렇게 가르쳤다네.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곳
그의 영혼
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라네.

보리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
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
사랑하는 능력이 살아 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이었다네.

 

 

 

 

 

 

 

 

 

* 헤세가 열여덟살 때, 튜빙겐의 한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문학을 접하였다고 하였던가.

   튜빙겐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오래 된 이 도시는 작은 강이 흐르고 밤이 되면 강가의 술집에 젊은이들이 모여 밤새 맥주를 마시며 떠든다.

   거리는 한산하고 어디에도 문 연 곳은 없다. 오직 술집만이 있을 뿐.

   오래 된 성당은 웅장하지만 칙칙하고

   건물들은 백년도 훨씬 넘었지만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다.

   흙을 밟으려고 해도 땅이 없다. 그저 돌로 깔린 튼튼한 보도만이 있을 뿐이다.

   이런 곳에서 헤세는 젊은 날을 보냈단 말이지.

   문득, 헤세의 맑은 영혼과 사랑하는 능력이 떠오른다.

   헤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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