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주사위 월드컵과 커피 월드컵

JOOFEM 2009. 5. 18. 19:57

 

 

 

 

 

* 주사위 월드컵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난 국민학교 때 혼자 노는 걸 좋아했다.

물론 형을 따라 축구 야구 농구 배구 핸드볼 배드민턴등 운동이란 운동은 참 많이 했다.

팀으로 하는 운동을 특히 좋아했다.

운동할 때를 빼고는 혼자서 뭔가를 가지고 노는 걸 좋아했는데 그 중 하나가 주사위다.

주사위로 전 세계의 나라를 불러서 월드컵을 열어 예선전도 하고 결승전도 하고

주최국을 바꾸어 가며 열었다.

그러다 보니 각 나라이름과 수도이름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나이지리아, 몽고,칠레,불가리아,과테말라,엘살바도르......

내가 여는 월드컵에는 강대국도 약소국도 없고

축구를 잘 하는 나라도 못하는 나라도 없는 완전 평등의 세상이다.

오로지 주사위의 운에 맡기는......

 

나이지리아, 라고스

몽고,울란바토르

칠레,산티아고

불가리아,소피아

과테말라,과테말라

엘살바도르,산살바도르

이디오피아,아디스아바바

케냐,나이로비

페루,리마

콜롬비아,보고타

핀란드,헬싱키

아이슬란드,레이캬비크

 

주사위 월드컵은 혼자 놀기에 좋은 놀이였다. 적어도 국민학교 삼,사학년까지는......

 

 

 

 

 

 

 

 

 

 

** 커피 월드컵

 

어른이 된 지금 주사위를 가지고 유치찬란하게 놀 수는 없는 노릇이고 요즘은 커피를 즐겨 마시며

커피 월드컵을 여는 중이다.

이 월드컵은 순전히 내 입맛에 따라 우승국이 가려진다.

주페가 국제 심판인 셈이다.

여기는 평등과 거리가 멀고 우선 기후가 적당해서 커피나무가 있는 나라여야 한다.

 

커피의 원산지는 이디오피아이므로 가장 먼저 이름이 올라야 하고

가장 보급을 많이 했던 브라질부터

케냐, 과테말라, 콜롬비아, 파푸아 뉴기니, 멕시코, 탄자니아, 파나마 등등이다.

 

이디오피아가 맛있는 곳은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에 있는 '나무사이로'가 맛있고

파나마가 맛있는 곳은 정독도서관 옆 '연두'가 맛있고

멕시코가 맛있는 곳은 대구 경북대 앞의 '커피나무'가 맛있고

탄자니아가 맛있는 곳은 천안 태조산 '콩볶는 커피나무'가 맛있다.

아직 미개척 커피집이 많아서 누구든 입소문만 내면 달려갈 거다.

 

어제 친구가 '나무사이로'에서 과테말라를 한봉지 사다 주었다.

받으면서 오, 구아테말라, 구아테말라,라고 속으로 외쳤다. 나라이름과 수도이름을 중얼거린 거다.

아침에 사무실에서 개시를 했는데 하루종일 입에 쓴 맛의 잔영이 남아서 아주 좋았다.

커피 월드컵 우승후보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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