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스크랩] 주페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JOOFEM 2009. 5. 24. 19:55

인사동 '詩人'은 재작년 가을 정모때 가고 2년만에 가보게 되었다.

변함없는 분위기에 변함없는 맛.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다른 때는 좀 손님이 적더니만 시끌벅쩍할 만큼 손님이 많았다.

 

가장 먼저 오신분은 당연히 카페지기 초록여신님이고 그 다음으로 홍수염님이 와 계셨다.

주페가 시인에 들어섰을 때 홍수염님이 문간 의자에 앉아계셨다. 반가운 친구님.^^*

도화지님이 손전화를 때렸다. 여기 삼호선 4번출구인데요, 어디로 가야죠.....

멀리 청주에서 큰맘먹고 달려오신 게 얼마나 감사하던지 인사동입구로 달려나가 맞이했다.

스타벅스 앞에서 초록색노트를 들고 007만남을 가졌다.

어깨를 툭, 치면서 저 도화지예요.

항상 웃음이 많은 도화지님과의 만남은 그렇게 풍부한 도화지님의 웃음과 함께 만나게 되었다.

 

또 한 분, 금란초님.

멀리 대전에서 귀한 발걸음을 해주셨다.

처음엔 조용히 계셔서 말수가 워낙 적으신 분인가 했는데 나중에 분위기가 무르익으니까 말씀을 잘 하신다.

주페의 블로그에서 본 클림트전 소개글을 보고 서울 왔다가 전시회가 영 꽝이어서 입장료, 만육천원을 청구하신단다.

나중에 대전에서 정모나 번개팅할 때 커피 세번 사기로 했다. ㅠㅠ

 

파랑님은 영화배우 성지루처럼 편안하신 분이셨다.

하얀 머리지만 마음만은 청춘이어서 핫브레이크님만큼이나 대화를 주도해 가시는 편이시다.

음악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고 사람에 대해 믿음을 주시는 분, 그래서 정작 본인은 손해를 보며 사시는 분 같다.

노래도 구수하게 부르신다.

 

홍수염님은 감기가 심하게 걸리셔서 불편함에도 가장 먼저 오셔서 자리를 잡으셨다.

맑고 떨리는 목소리로 시낭송을 해서 오빠부대를 만들만큼 멋진 분이시다.

(나중에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목소리가 좋다고 합디다. 쳇, 그걸 왜 주페한테 얘기해.ㅎ)

여사모에 가입했다니까 다들 여자를 사모하는 모임인가보다 생각했는데 뜻밖에 여행을 사모하는 모임이란다.

여행을 좋아하시고 사진찍기를 즐기신다.

감기때문에 노래실력을 들을 수 없어 좀 아쉬웠는데......

 

도화지님은 가수 채연과 닮았지만 훨씬 더 이쁜 모습이었고 워낙 웃음이 많고 명랑소녀이다.

선물로 부채를 몇개 가져와서 몇분이 부채를 선물로 가져갔을텐데 운좋게 주페도 하나 받았다.

펼쳐보니까 수제품인 것 같은데 듣자하니 남편이 직접 만드셨다는데 도화지님, 맞아요?

너무 귀한 부채라 여름에 쓰기는 좀 아까울 것 같고 집에다 모셔둘 생각.......

채연만큼 노래를 잘 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고 버스시간때문에 삼차는 같이 하지 못해 좀 아쉬웠지만

다음 정모에는 꼭 한 번 들려주길......

 

영원한 마당쇠는 다래투님인데 역시나 마당쇠로서 열심을 냈고

특히나 시낭송에서는 원고없이 자작시를 낭송해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heartbreak님에게 꽃을 선물하는가 하면 러브샷도 하고 암튼 늘 스캔들의 주인공이다.

늘 그렇게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마당쇠, 주페가 늘 자작시 안올린다고 투덜거렸더니 겨우 자작시 한편 낭송해준 짠돌이다.

이하생략.

 

heartbreak님은 영원한 핫누님.

이번에도 좌중을 압도하는 미모와 화술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신다.

자작시를 아름다운 목소리로 낭송해 주셨고 그래서 본명을 알게 되었다. ㅈㅎㄹ.

맛없는 시인의 찌게를 순간의 기지로 맛있는 찌게로 바꾸는 재주가 있으시다. 덕분에 밥을 먹은 건 충청도 촌사람들.

별희님과 듀엣으로 팝송을 부를 땐 그 풍부한 성량과 가창력을 빅마마를 저리 가라며 뽐내셨다.

(흐흐 내일 성가대 어찌 서시려고 내지르시나......)

 

별희님은 초록여신으로 변신. 초록색 옷이 딱 어울리셨다.

항상 연극인답게 시낭송이든 노래든 티를 내시는데 이번엔 생활문을 들고 오셔서 읽어주셨는데 우린 마치 연극공연장에 와있는 느낌이었다. 한 구절 한 구절 주페가 감탄하면서 들었다는 걸 꼭 알아주시길......

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내시는데 좋아하는 팝송이 빼곡히 적혀있고 노래방 노래번호까지 적혀있다.

노래방은 두가지 종류의 기기가 있는데 각 곡목마다 두가지 기기의 번호가 다 적혀있었다.

아마 시사랑 정모에 삼차가 없다면 별희님은 안오실거야.ㅎㅎ

 

休님은 경인미술관에서 종이인형전인가가 있어서 거기서 일보느라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진 못했지만

나름 짬을 내서 인사를 했다.

자그마한 체구지만 경기도 광주에서 도자기를 만드는 도예가로서 팔뚝은 좀 굵은 여인이고(이건 나중에 확인하시라....)

현대시문학 시계간지의 편집인이시다. 시집이나 책을 내고 싶으면 상담하시라. 싸게 만들어 주실거다.

워낙에 시사랑의 오래전 멤버였는데 중간에 강퇴당했다가 작년에 복원되셨다.

앞으로 많은 활동이 있으시길......

 

하늘에님은 영원한 문학소녀.

소녀가 여긴 왜 왔을까 생각했는데 소녀가 있어야 문학청년들이 마음이 설레이긴 할거다.

낭랑한 목소리로 시를 낭송해 주셨고 어이구 왠일로 노래방에서 두곡이나 부르셨다.

작년엔 백지영의 사랑안해를 불렀는데 올핸 한곡 더 추가했다. 남모르게 연습했는지......ㅎ

지금 주페는 이 글을 쓰면서 하늘에님이 나누어준 떡을 먹고 있다.

케익대신 떡으로 과자 열개를 꽂고 시사랑의 생일을 자축했던.....

 

오쉬쁘만젤쉬땀님은 이번에도 선물을 잔뜩 가져와서 선물 추첨식에서 아예 제외시키고

바닥에 늘어놓고 다 가져가라고 했는데 정말 한개도 남기지 않고 다 가져가셨다. 다들 두개씩 챙기신거죠.

중간에 서빙하는 아줌마의 실수로 닭볶음탕의 뜨거운 국물이 다리에 쏟아져서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는데 괜찮을라나.....

뜨거웠을텐데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안심시키는 남자.

힙합을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박자와 음정을 무시하고 흥겹게 불러주는 노래, 어느덧 적응이 되어 나름 괜찮다는....

 

사탕dk님은 늘 조용하셔서 있는 듯 없는 듯 하시다.

그러면서도 늘 뒤에서 그림자처럼 시사랑을 사랑해 주시는 분.

항상 보면 옷을 젊은이처럼 입고 다니신다.

시 원고를 두팔 쭉 내밀고 읽으실만큼 눈이 원시인데 주페에게 그 사진 뽀샵처리해달라니 원, 참, 나.....

쭉 내민 두 팔을 당길 줄 아는 사람을 구해야 할텐데.

 

초록여신님은 이번 정모의 히트작으로 이름표를 들 수 있다.

알록달록  이름을 나비그림에 붙인 자기작품을 만들어 오셨다.

초록여신의 하사품이니까 잘들 간직해, 이것들아~(안영미톤으로)

늘 아이걱정에 불안해 하는 엄마인데 어, 끝까지 남아서 경아를 불러주고......택시 타고 일산까지.

혼자 이것저것 준비하고 혼자 바빴을텐데 살림을 잘 꾸리시는 시사랑의 달인.

 

 

언제나 그랬지만 시사랑을 사랑하는 분들은 나이를 떠나서 성별을 떠나서 만나면 금방 친구가 되는 친화력을 가졌다.

이번 모임에도 처음 나오신 분들과 금방 친해지고 금방 친구가 되었다.

시를 사랑하면 인생을 사랑하는 거고 사람을 사랑하는 거다.

주페가 정모에서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출처 : 시사랑
글쓴이 : JOOFE 원글보기
메모 : 시사랑 정모후기를 카페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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