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사과를 먹듯이[문정희]

JOOFEM 2005. 8. 4. 12:13
 

 

사과를 먹듯이[문정희]

 

 

 

 

가령 사과를 먹듯이

시간을 그렇게 먹다 보면

1년 내내 땅이 보호하고

햇살이 길러낸

한 알의 붉은 사과를 먹듯이

그렇게 조금씩 향기를 먹다 보면



그 향기로 사랑을 시작하고

그 빛깔로 사랑을 껴안다 보면

아름다운 자연처럼

푸르게 다시 태어날 수도 있으리



또한 그 힘으로

지상의 우울을 조금씩 치유하고

고즈넉한 웃음들을 만들기도 하리

 

 

 

        

        가령 한 알의 사과를 먹듯이

그렇게 조금씩 향기를 먹다 보면

한 권의 책을 먹다 보면

열다섯 해쯤 그렇게 맛있게 먹다 보면








* 아이구, 열다섯 해나 이 책을 만들어야 뭔가가 된다는 걸까.

하긴 단번에 뭐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조금 씩 조금 씩 영성이 깊어지고 더 믿음이 신실해져야 비로소 이 책을 통해 선교가 이루어지리라.

월드컵 때 운동장에서 본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문구가 말하듯 정말 꿈을 꾸고 가슴에 품을 때 이루어진다.

정말 파란 사과처럼 파란 꿈 하나, 이 책을 통해서 영혼이 구원받는 날까지 열다섯 해이든 스물다섯 해이든 쉬지 않고 이 책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동안 일년 반 남짓 풋사과 맛을 본 모든 이에게 그저 감사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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