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공간 [안희연] 이누이트라고 적혀 있다 나는 종이의심장을 어루만지는 것처럼그것을 바라본다 그곳엔 흰 개가 끄는 썰매를 타고설원을 달리는 내가 있다 미끄러지면서계속해서 미끄러지면서 글자의 내부로 들어간다 흰 개를 삼키는 흰 개를 따라다시 흰 개가 소리 없이 끌려가듯이 누군가 가위를 들고 나의 귀를 오리고 있다흰 개가 공중으로 흩어진다 긴 정적이단 한 방울의 물이 되어 떨어지는이마 나는 이곳이완전한 침묵이라는 것을 알았다 종이를 찢어도 두 발은 끝나지 않는다흰 개의 시간 속에 묶여 있다 -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창비, 2018 * 썼던 글이 '삭제' 를 누르지 않았는데도 삭제될 때가 있다.머릿속이 하얘진다.다시 그글을 떠올리며 써보지만 원래의 글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