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는 나이가 되었군요.
입동이 되었다고 전화를 하고,
첫눈이 왔다고 전화를 하고,
장례식장에서 얼굴 못보았노라 전화 하고,
아뭏든 이래저래 전화를 해야만 되는 나이가 되었군요.
정오의 삶이 기울고 있을 때
우리는 이 작은 일에도 감동하듯 살아야 하고
작은 감동으로 관계를 이어 갑니다.
그것이 내가 여기서 살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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