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

JOOFEM 2006. 11. 11. 12:28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는 나이가 되었군요.

입동이 되었다고 전화를 하고,

첫눈이 왔다고 전화를 하고,

장례식장에서 얼굴 못보았노라 전화 하고,

아뭏든 이래저래 전화를 해야만 되는 나이가 되었군요.

정오의 삶이 기울고 있을 때

우리는 이 작은 일에도 감동하듯 살아야 하고

작은 감동으로 관계를 이어 갑니다.

그것이 내가 여기서 살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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