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백창우]
차 한 잔 하시겠소
그대 마음 맑은 이
세상을 살지만
늘
세상 밖에
서 있는 이
차 한 잔 하시겠소
그대
눈 붉은 이
꿈을 꾸지만
늘
꿈 밖에
서 있는 이
* 우연히 만난 친구가 있다.
조금은 마음문을 닫고 사는 친구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마음문을 열기도 한다.
차 한 잔 나누면서 이런저런 얘기중에 시인 '김관식'을 논하게 되었다.
"김관식을 아세요?"
갑자기 눈이 반짝반짝 빛나더니 의자를 당겨 앉았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김관식시인에 대해, 시와 그의 기행과 그의 삶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친구는 나에 대해 활짝 마음문을 열어 두었다.
마음문을 닫고 사는 까닭에 늘 세상 밖에 서있으며 꿈은 많았으나 뒤틀린 인생은 지금의 그 모습으로 여전히 꿈 밖에 있다고 믿는 친구.
아마 지금 여름휴가중에 강원도 어느 산속을 헤매며 산삼을 캐거나 약초를 캘지도 모른다.
가끔 그의 일터에 가면 이름모를 차를 준다.
당귀찰까, 산삼찰까 아무리 궁리해도 알아맞출 수 없는 차를 끓여 내온다.
암튼 김관식시인에 대해 알게 해준 고등학교때 국어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허씨성을 가진 그 선생님은 김관식시인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분이라 너무나 생생하게 많은 얘기를 해 주셨었다.
詩人學校[김종삼]
공고公告
오늘 강사진講師陣
음악 부문部門
모리스 라벨
미술 부문部門
폴 세잔느
시 부문部門
에즈라 파운드
모두
결강缺講
김관식金冠植, 쌍놈의새끼들이라고 소리지름, 지참持參한 막걸리를 먹음. 교실내敎室內에 쌓인 두터운 먼지가 다정스러움.
김소월金素月
김수영金洙暎 휴학계休學屆
전봉래全鳳來
김종삼金宗三 한 귀퉁이에 서서 조심스럽게 소주를 나눔. 브란덴브르그 협주곡 제5번을 기다리고 있음.
교사校舍
아름다운 레바논 골짜기에 있음.
* 시인학교에 나오는 김관식시인.
상놈의 새끼라고 소리질렀다지만 그것은 꽤나 점잖게 행동한 편이다.
천상병시인보다도 더 괴짜로 살았던 김시인은 강경출신이다.
지금도 강경상고 교정에는 어려운, 아니 아주 난해한 시가 석상의 노래가 되어 버티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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