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네모의 꿈[화이트]

JOOFEM 2007. 7. 5. 19:11

 

 

 

 

 

 

 

네모의 꿈[화이트]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을 본 뒤


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들을 넣고

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지나


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상들


네모난 오디오 네모난 컴퓨터TV

네모난 달력에 그려진 똑같은 하루를


의식도 못한채로 근냥 숨만 쉬고 있는걸


주위를 둘려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 뿐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말

“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


지구본을 보면 우리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다 온통 네모난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네모난 아버지의 지갑엔 네모난 지페

네모난 팜플렛에 그려진 네모난 학원


네모난 마루에 걸려 있는 네모난 액자와

네모난 명함에 이름들


 

네모난

네모난 스피커위에 놓인 네모난 테잎

네모난 책장에 꽂여있는 네모난 사진


서랍속에 쌓여있는 네모난 편지

이젠 네모같은 추억들


네모난 태극기 하늘높이 펄럭이고

네모난 잡지에 그려진 이달의 운수는


희망 없는 나에게 그나마에 기쁨인가봐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 뿐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에 멋진 이말

“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


지구본을 보면 우리 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 둥근 것들은 네모난 것을 꿈꾼다.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떼굴떼굴 굴러만 다니면 한평생이 힘든 까닭이다.

네모난 것은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것이기에 편안하고 아늑하고 그렇다.

네모도 잘만 굴리면 둥근 것이 된다.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한다지만 그것이 진리는 아닌 게다.

둥근 것은 둥글게, 네모난 것은 네모낳게 살아야 하며 그것이 진리에 가까운 게다.

화이트가 부르는 노래에 세상을 네모낳게 바라다 본다.

네모의 꿈!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유자효]  (0) 2007.08.31
핸드폰  (0) 2007.08.10
안면도행  (0) 2007.06.24
토마스가 보내준 사진 두장  (0) 2007.06.18
마지막 새벽이라 노래하는 참새? 뻐꾸기?  (0) 2007.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