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안면도행

JOOFEM 2007. 6. 24. 20:55

 

                                              소피역의 베라 파미가(어릴 때 보던 만화영화 요괴인간에 나오는 베라?)

 

 

 

 

어제는,  아내가 요즘 통기타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까닭에 무슨 연주회인가를 한다고 하여 안면도에 다녀왔다.

다른 동호회원들은 이박삼일 일정으로 간 것이고 우리집은 외박에는 완고한 편이어서 연주회하는 시간에만 다녀온 거다.

니 차 끌고 다녀와,라고 할래다가 길치인 사람을 비도 많이 오는데 다녀오랄 수도 없어 운짱을 하게 되었다.

안면도는 가끔은 다니던 곳이라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지만 문제는 동호회원들이 있는 펜션을 찾는 게 문제였다.

꽃지해수욕장 근처라 해서 근처에서 물어보니 네다섯명이 죄다 엉뚱한 소리를 해서 결국 한시간 헤맨 끝에 꽁방인지 장꽁인지 펜션을 찾게 되었다.

아내를 내려주고 나는 시간죽이기를 해야 했다. 네시부터 열시까지.

일단 서산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러 가는 중에 오키드전시관이 눈에 뜨이길래 관람을 했다.

입장료 오천원, 너무 비싸다. 그래도 돈주고 시간을 죽여야 하므로 비닐하우스를 돌아 보았다.

많은 종류의 난과 허브들이 가득 했다.

난 키우는 법도 배우고 허브의 종류를 학습하고 공짜로 주는 허브차도 마시면서 대충 한시간을 죽였다.

마지막 관문에는 화분을 팔고 허브관련 제품도 판다.

입장권을 제시하면 작은 화분 하나를 준다.

내 티켓을 주니 혼자 오셨어요,라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 아주머니, 하나 더 드릴께요.

감사해요, 원 혼자인 것도 우대받는 세상이구만......

처음 서산시내를 진입해서 미리 도상연구한 영화관 위치를 내 머릿속 네비게이션으로 금방 찾아냈다.

밀양을 뺀 나머지 영화는 시시한 것 뿐이다.

만화영화,초속오센티미터를 보려고 찜했었는데 그 만화영화는 없었다. 시골은 시골인가보다.

할 수없이 '두번째사랑'이라는 영화를 택했다.

여섯개쯤 영화관이 있었는데 내가 들어간 2관에는 아무도 없는 것이다.

오우 마이 갓. 혼자 보라는 거얏.

영화가 시작할 즈음 고딩같은 여자아이들 셋, 커플 한팀, 백수같은 청년 셋이 들어와 제법 자리를 채웠다.

삼류영화관에 삼류영화로 시간을 죽이다니.

보통은 영화를 보면 영화감상문을 적는데 이 영화는 국물도 없다.

한국영화인데 미국여자가 주인공이다. 그 여자의 하얀 살결만 기억에 남아 있다. 백인이 확실해!

저녁 일곱시에 시작된 연주회는 아홉시 넘어 끝났고 내가 영화관람이 끝난 게 아홉시였다.

서산에서 다시 안면도에 왔을 때가 거의 열시쯤.

연주회를 마친 아내를 태우고 빗속을 내달려 열두시가 되어서야 귀가했다. 피곤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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