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철]
오래 견딘 눈물 같은 것이었을까
주르륵 일직선을 그으며 떨어지다가
출렁, 한 방울 이슬로 맺혔다
저렇게 흘러내리다가
일순간 떨어지는 것들의 힘
처박히면서 똘똘 뭉쳐 바닥을 파고들며
작고 둥글고 깊게
정수리 한가운데 못을 박았다
누군가의 문장에 찍힌 너를 보며
오랜만에 가슴이 더워진다
* 문장부호를 최초로 만든이는 누구일까.
철조망을 발명한 양치기 소년처럼 그저 우연히 만들게 된 걸까.
아마도 그는 한가지 일에 몰두하며 한평생을 바치다가
마지막에 용쓰듯이 힘 한번 주었을 테다.
평생 한가지 일,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관대 나를 움직이는 힘이던가.
생명이 다할 때가 되어서야 힘 한번 주고 느끼는 그 것.
알 수 없는 그 희열.
* 아니지, 하루 삼시세때를 먹고 진물단물 다 빼먹고
위에서 아래로,아래로 내리다가
마지막에 용쓰듯이 힘 한번 주면
일순간에 떨어지는 것들의 힘, 혹은 기꺼움 같은 것.
알 수 없는 그 희열.
느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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