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오후[오규원]

JOOFEM 2008. 3. 14. 13:24

 

 

 

 

 

오후[오규원]

 

 

 

 

 

아침에는 비가 왔었다

마른 번개가 몇 번 치고

아이가 하나 가고

그리고

사방에서 오후가 왔었다

돌풍이 한 번 불고

다시 한 번 불고

아이가 간 그 길로

젖은 옷을 입고 여자가 갔다

 

 

 

 

 

 

* 오늘 어디 멀리 가지 마라.

- 왜요,어머니

멀리 가면 교통사고 난다더라.

- 네, 그럴께요.

 

얘,너 무슨 꿈 못꾸었니? 날씨가 험하다, 몸조심해라.

- 네,어머니

 

어머닌 늘 신문에 난 오늘의 운세를 보며 자식이 행여 다칠세라

안 좋은 운세가 눈에 뜨이면 전화를 주셨다.

이제 운세를 알려줄 수 없는 오후,

비가 오고 그치고

바람이 불고 멈추는 일상 가운데 나는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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