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아득한 봄날[정진규]

JOOFEM 2008. 3. 15. 13:46

 

 

 

 

아득한 봄날[정진규]

 

 

 

 

모내기 전 무논 가득

슬어놓은 개구리 알 도룡뇽 알

동그랗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 마알간 유리창

그 안에 새까아만 외눈동자 하나씩

눈 뜨고 있다

바깥을 내다보고 있다

한창이던 찔레꽃 하얗게 눈발 날리고

아득하다

달래간장에 밥 비벼 먹고 나온

심심한 동네 아이들

개구리 알 도룡뇽 알 쪼그려 들여다 보다가

외눈박이다 도깨비 새끼다아

논두렁길 줄지어 내달리는 한낮

 

 

 

 

 

 

* 다들 봄이라 정신이 아득해지고

  입맛없어 씀바귀 찾고 달래 찾고

  도깨비 새끼가 되어

  봄을 즐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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