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봄날[정진규]
모내기 전 무논 가득
슬어놓은 개구리 알 도룡뇽 알
동그랗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 마알간 유리창
그 안에 새까아만 외눈동자 하나씩
눈 뜨고 있다
바깥을 내다보고 있다
한창이던 찔레꽃 하얗게 눈발 날리고
아득하다
달래간장에 밥 비벼 먹고 나온
심심한 동네 아이들
개구리 알 도룡뇽 알 쪼그려 들여다 보다가
외눈박이다 도깨비 새끼다아
논두렁길 줄지어 내달리는 한낮
* 다들 봄이라 정신이 아득해지고
입맛없어 씀바귀 찾고 달래 찾고
도깨비 새끼가 되어
봄을 즐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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